벌써 캠핑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아내, 두 아이와 함께 계절마다 자연 속에서 보낸 시간이 이제는 우리 가족의 삶에 큰 일부가 되었죠. 그동안 많은 장비들을 써보고, 바꾸고, 또 되팔고 하며 남은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버너’입니다. 캠핑 갈 때마다 짐을 챙기며 가장 많이 고민하는 장비 중 하나이기도 하죠.
고백하자면, 저는 고가의 프리미엄 버너를 갖고 있진 않습니다. 대신 실용적이고 상황에 맞는 다양한 버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버너들을 소개하자면 코베아 캠프1, 구이바다, 해바라기 버너 + 3kg 가스통 조합, 그리고 알리에서 구매한 고출력 그리들용 버너 2개가 있어요.
처음엔 ‘하나면 되겠지’ 싶었지만, 상황에 따라, 메뉴에 따라, 장소에 따라 다른 버너가 필요하더라고요. 사실 필드에 나가면, 고출력의 버너가 필요한 것은 멋진 요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외 환경 때문이에요. 바람이 불고 하다 보니 라면 하나 끓여 먹기 힘들 때도있거던요. 그래서 어느새 이렇게 다양하게 갖추게 되었고, 캠핑 갈 때마다 "이번엔 뭘 가져가야 하지?" 고민하게 됩니다. 전문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삼겹살 굽고 라면 끓이는 게 전부인데 말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버너에 대한 고민은 늘 저를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캠프1 – 다용도로 무난한 친구
코베아 캠프1은 정말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부피도 크지 않고, 안정감도 좋고, 그냥 ‘믿고 쓰는’ 버너예요. 가볍게 1박 캠핑 갈 때는 이 녀석 하나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불 조절도 무난하고, 작은 냄비나 후라이팬에 딱 맞아요. 가족 캠핑에는 다소 출력이 약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간단한 조리에는 여전히 손이 가는 친구입니다.
그리고 캠프1은 IGT테이블에 활용도 할 수 있다는 아주 매력적인 장점도 있답니다. 고기는 테이블 밖에서 굽고, 테이블위에 캠프1과 작는 그리들의 조합으로 항상 따뜻한 고기를 먹기위해서 말이죠. 작지만 활용도는 참 좋은거 같아요.
구이바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에 강한 선택
구이바다는 그릴, 불판, 전골 모두 가능한 멀티버너입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캠핑 가면, 뭔가 특별한 메뉴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잖아요. 구이바다로는 부침개도 부치고, 볶음밥도 만들고, 간단한 전골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세척이 좀 귀찮지만, ‘요리한 느낌’을 내고 싶을 때 정말 유용한 아이템입니다. 다른 버너를 사용한다고 한참 동안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구이바다가 메인이에요. 코펠에 그리들에 냄비, 그리고 버너까지 챙기면 가족 캠핑에 현타 올때 많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눈 딱 감고 구이바다 하나만 들고 갑니다.
밀키트에 구이바다 조합은 텐트로 치면 원터치라 생각이 듭니다. 요즘 최애 아이텝이 돼었습니다.
해바라기 버너 + 3kg 가스통 – 대용량 요리에 제격
이 조합은 출력이 강력해서 캠핑장에서 대형 냄비에 찌개나 국을 끓일 때 좋습니다.
1년에 한 두번 가족 나들이 할때가 있는데, 그때는 해바라기 버너를 따라갈 조합은 없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안정감 있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좋아요. 다만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어서 자주 챙기지는 않게 되더라고요.
가스 충전소에서 충전을 해야하며, 충전 기한이 다 되면 가스통 검사를 다시 해야 합니다.
고출력 그리들용 버너 – 무쇠팬과의 찰떡궁합
알리에서 구매한 고출력 버너는 저렴한 가격 대비 성능이 꽤 괜찮습니다. 주로 무쇠 그리들 팬과 함께 쓰는데, 출력이 좋아서 두꺼운 고기를 굽거나 볶음 요리를 할 때 아주 좋습니다. 바람이 많은 외부 환경에서는 좋은 선택지라 생각됩니다. 불 조절이 섬세하진 않아서 초보자보다는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캠퍼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비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고민인 ‘오늘의 버너’
이렇게 다양한 버너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캠핑 갈 때마다 어떤 조합으로 가져갈지 고민합니다. 날씨는 어떤지, 몇 명이 가는지, 어떤 요리를 할 건지에 따라 최적의 버너는 달라지니까요. 누군가는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저에겐 이 작은 고민도 캠핑의 일부이고 재미라고 생각해요.
버너는 단순한 도구 같지만, 우리 가족이 캠핑장에서 함께 요리하고 웃고 떠드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멋진 풍경 앞에서 라면 한 그릇, 고기 한 점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들—그 중심에 항상 버너가 있더라고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캠핑 아빠들, 엄마들, 혹은 예비 캠퍼들! 고가의 장비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가족에게 맞는 버너 하나쯤은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중요한 건 장비보다도 그 장비로 만들어지는 함께하는 순간들이니까요.
어디서나 즐거운 캠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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